
‘우후(雨後)’라는 이름의 시간 : 전진희 <雨後 uhuu>
by 이예진 | 2025.07.05
비가 그친 후에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오래 내릴 비였는지, 잠깐 지나갈 비였는지를. 전진희의 네 번째 정규 앨범 <雨後 uhuu>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피아노를 매개로 내면의 감정과 호흡하는 시간이 ‘우중(雨中)의 시간’이라면, 바깥 세계를 응시하며 반추하는 시간은 ‘우후(雨後)의 시간’이다. 연주할 때는 몰랐던 ‘우후의 시간’이 유월(六月)의 녹음(綠陰)을 타고 들려온다. 그제야 내면에서 고이고 맴돌던 음들이 바깥으로 흐른다. 이윽고 덮개를 열어 숨어있던 피아노의 현들도 숨을 쉬게 개방한다. 230개의 피아노의 현들
KATSEYE
★ 3.0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