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상은나의조랑말>: 흐린 현실을 외면하기
by 권도엽 | 2025.03.17
현실은 선명하지 못하다. 최소한 우리는 현실을 선명하게 파악하는 법을 모른다. 지각은 미약하다.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현실에 우리는 앞길을 혼동하고 갈피를 잡지 못한다. 소실(Sosil, 消失)이 현실을 논하는 말투가 몽롱한 연유다. 선명하지 못한 현실의 진상을 폭로하고, 우리를 교란하는 현실을 배반하고 싶어서다. 현실은 도피의 대상이다. <몽상은나의조랑말> 첫 곡 ‘멀어’는 곧대로 멀리 떠나려는 마음이 운을 떼는 순간이다. 하지만 시작은 동시에 극단을 가리킨다. “불행을 기다리던 사람처럼 두 발이 땅에서 자꾸 떨어지네”, “끝은
KiiiKiii(키키)
★ 3.1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