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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汎)YG 프로덕션의 미적 안주에 대하여

by 이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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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사에서 YG 엔터테인먼트가 구축한 신화적 궤적은 K팝의 본격적인 부흥과 궤를 함께한다. 2000년대 중후반 2NE1과 BIGBANG(그리고 G-DRAGON)의 등장은, 미국 남부 힙합과 EDM 계열을 포함한 서구 팝의 동시대적 흐름을 국내 메인스트림에 성공적으로 삽입한 일종의 음악사적 사건이었고, 이 시기 이들이 확립한 제작 방법론은 이후 BLACKPINK의 등장과 함께 산업적 정점을 맞이했다.

그러나 현재의 YG는 그 찬란한 성공의 그늘 아래 심각한 미적 정체와 잠재적 비상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포스트 블랙핑크라는 육중한 사명 아래 소속사의 새로운 얼굴이 되어야 했을 걸그룹 BABYMONSTER는 이러한 위기를 적나라하게 대변한다. 물론 선배 그룹의 후광에 힘입어 그룹의 상업적 지표나 글로벌 팬덤 규모는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으나, 그룹의 성장 동력이 되었어야 할 작품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신선함이나 파격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NE1 - BLACKPINK로 이어지는 과거의 성공 공식을 타성적으로 복제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은, 빠르게 변모하는 현 세대 K팝 씬에 그 어떠한 문화적 담론이나 미적 영감도 제시하지 못한 채 그저 과거의 영광을 갉아먹으며 지지부진한 소모전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심지어 YG 엔터테인먼트 내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YG의 핵심 유전자를 공유하는 프로듀서 TEDDY의 THEBLACKLABEL 및 그 연관 진영 역시 상황이 조금 나을 뿐 같은 맥락의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높은 평가를 받는 연습생들을 다수 포함시키며 야심차게 출범한 5인조 걸그룹 MEOVV, 레이블의 특징적 성질을 대변하는 혼성 그룹 ALLDAY PROJECT, TEDDY 사단이 전담 프로듀싱을 맡은 걸그룹 izna까지, 범(汎)YG 진영이라 부를 수 있는 아티스트 전반이 청자와 평단의 초기 기대나 아티스트 잠재력의 크기에 비해 미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고,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는 이들의 동반 부진은 레이블의 현행 작법 그 자체의 미학적 가치를 의심하게 만든다.

YG의 안주와 미적 나태

본 글은 최근 YG 엔터테인먼트와 THEBLACKLABEL 계열의 공통적인 미적 정체, 그 원인을 해당 프로듀서진의 나태에서 찾으려 한다. TEDDY를 필두로 한 범YG의 프로듀싱 팀들은 한때 독창적인 사운드 구성과 정교한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씬에 신선한 영감을 주입하곤 하였으나, 현재의 이들은 시대를 선도할 만한 대안적 색채를 제시하는 대신 그들의 과거 영광에 안주하며 K팝 씬의 다변화를 저해하고 있다.

2NE1 - BLACKPINK의 직계 후손인 BABYMONSTER의 경우는 그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사례로, 그룹의 모든 제작이 2NE1과 BLACKPINK의 영향 아래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타이틀곡의 구성적 측면에서는 그 유사성이 크게 두드러지는데, 대부분의 곡이 YG - TEDDY 특유의 악곡 구조와 색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2NE1부터 발아하여 BLACKPINK에서 완성된 특유의 악곡 구조를 가볍게 풀어보자면 이렇다.

1. 우선 2000년대 일렉트로팝과 남부 흑인음악에 기반을 두는 TEDDY 특유의 간결한 전자음이 서두를 올리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멤버들이 등장하여 그 위에 멋들어진 랩이나 노래를 얹는다.

2. 몇 마디 뒤 프리-코러스에서는 사운드 레이어가 전환/고조되는 동시에 주로 관능적인 포지션의 보컬 멤버(예: BLACKPINK 로제, BABYMONSTER 로라, 파리타)들이 알앤비 스타일의 기름진 라인을 소화하여 다가올 코러스의 기대감과 상승의 고양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3. 한껏 끓어오른 프리-코러스 말미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코러스는 주로 난이도가 낮아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훅과 중독적인 선율로 구성되어 있고,

4. 이어지는 2절로 앞선 이 진행(1-2-3)을 유사하게 반복한다.

5. 2절의 후렴 뒤에는 분위기를 단번에 전환하는 브릿지를 전개한 후,

6. 곡 내 최대의 에너지를 자랑하는 합창 또는 댄스브레이크 파트로 곡을 화려하게 마무리짓는다.

이는 물론 K팝을 비롯한 팝 전반에서 사용되는 정석적 진행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러한 구조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실질적인 문제는 하나의 그룹이 하나의 악곡 구조를 매 활동마다 동일하게 사용하여 매 곡마다 매 순간의 진행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예측이 가능해지는 순간 흥미는 저해되고, 작품을 청취해야 할 당위는 희미해진다. BABYMONSTER의 경우, 2NE1 - BLACKPINK의 직계임을 내세울 필요 때문인지, 거의 모든 타이틀곡이 위와 같은 구조를 따르고 있는데, 그 결과 곡의 매 진행이 예측가능성의 굴레에 종속되고 각 곡마다의 컨셉/비주얼 연출 역시 해당 색채에 예속되고 만다. 실제로, 모든 파트가 랩으로 구성된 노골적 힙합 트랙 ‘CLICK CLACK’, ‘HOT SAUCE’를 제외한 BABYMONSTER의 모든 타이틀 트랙(‘BATTER UP’, ‘SHEESH’, ‘FOREVER’, ‘DRIP’, ‘WE GO UP’, ‘CHOOM’, ‘SUGAR HONEY ICED TEA’)은 상술한 악곡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고, 곡마다의 컨셉 차이 역시 명확치 않다. 단적으로 말해, BABYMONSTER의 지금까지 활동이 단 한 번이라도 BLACKPINK의 미적 테두리에서 벗어난 적 있었나?

물론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 예측가능성 자체가 악곡의 지대한 흠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 설계된 예측 가능성은 클리셰 시현의 쾌감으로 작동할 수 있고, 비평적 관점에서 역시 “성공적인 재해석”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MEOVV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인 ‘HANDS UP’과 특유의 악곡 구조를 영민하게 벗어난 ‘BODY’, ALLDAY PROJECT의 화려한 등장을 이끈 ‘FAMOUS’ 정도는 충분히 “성공적인 재해석”이라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위 곡들은 YG가 제창해 온 스타일 중 일부를 현대의 입맛과 방향성에 맞게 적절히 변용해내며 훌륭한 해석과 시각을 제시했다. ‘HANDS UP’과 이어지는 ‘BURNING UP’의 저지 클럽 활용은 효과적인 선택이었고, ‘BODY’의 퍼포먼스 친화적 접근 역시 탁월한 기능을 했다. ‘FAMOUS’의 경우 역시 멤버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부각하는 YG 특유의 접근 방식을 성공적으로 변형하며 그룹의 화려한 데뷔를 알린 작품이 됐다.

허나 이처럼 성공적인 사례는 비교적 소수에 불과하며, 이들이 도리어 예측가능성의 굴레에 갇히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프로듀서진의 나태한 경향성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특히 TEDDY가 이탈한 YG가 자체적으로 프로듀싱하는 BABYMONSTER의 경우 그 나태의 결과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냉정히 말해 현 YG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싱은 TEDDY가 완성시킨 방법론을 TEDDY보다 뒤떨어진 솜씨로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TEDDY 또한 이전의 날카로움을 일정 부분 잃어버리긴 하였지만 귀에 남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감각과 솜씨는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반면 그런 TEDDY가 이탈한 YG의 제작은 현재 BLACKPINK와 TEDDY가 보여주던 클리셰의 위력을 상당 부분 잃어버렸고, 반복의 식상함만이 남아 전면에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위와 같은 나태의 문제는 하나의 의심 섞인 질문으로 귀결될 수 있다. 과거의 음악을 터치 몇 번으로 감상할 수 있는 현 시대에, 우리가 BLACKPINK 대신 BABYMONSTER의 작품을 소비해야 할 당위는 무엇인가? 모름지기 팝 음악의 제작이란 소비자에게 해당 곡과 음반을 소비해야 할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일이고, 새로 발매되는 상품은 과거의 대체재보다 명백한 우위에 서거나 명백히 달라야만 효과적으로 판매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YG의 제작은 어떠한가? BABYMONSTER의 곡은, BLACKPINK의 곡에 비해 명백한 우위에 서 있거나, 눈에 띄게 다른 형태를 하고 있는가?

다른 대형 K팝 기획사들 역시 다양한 문제를 직면하고 있긴 하나 최소한 해당 질문에 한해서는 자유롭다. HYBE의 새로운 얼굴이 될 CORTIS의 작품은 선임인 BTS의 작품과 명백히 다른 종류의 것이며(물론 다른 아티스트와의 유사성은 지적할 수 있다.), NMIXX의 믹스팝을 두고 TWICE나 ITZY의 곡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나마 선배 그룹과의 유사성을 지적받는 Hearts2Hearts의 경우에도 바로 위인 aespa와는 방향성이 완전히 다르며, 하나의 특정 그룹이 아닌 소녀시대, f(x), Red Velvet이라는 서로 다른 선배 그룹의 동시적인 영향 아래 있다. 동일한 유전적 코드를 공유하고 유사한 순간이 있을지언정 특정 선배 그룹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그룹은 아닌 셈이다.

괴작의 탄생

재차 강조해보자면 상술한 이 문제는 타이틀 트랙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며, BABYMONSTER와 YG에만 해당되는 문제도 아니다. 명확히 말하자면 YG와 THEBLACKLABEL을 구성하는 여러 프로듀서들 전반이 동일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방면에서의 이상 신호로 드러난다.

BLACKPINK 지수의 솔로곡 ‘꽃’과 어반자카파 조현아의 솔로곡 ‘줄게’, 헤이즈의 ‘빙글빙글’이 그 처참한 완성도로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일은 이러한 문제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THEBLACKLABEL 소속 프로듀서 KUSH와 VVN은 이 세 곡 모두에 크레딧을 올리고 있었고, 이로 인해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익숙한 탑 라인과 가벼운 음향에 의존하는 작편곡은 고루했고, 한껏 과밀해진 K팝 씬은 이를 너그러이 받아줄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알고 보면 사실 몇 년 전부터, TEDDY가 YG 내에서 활동하던 몇 년 전부터 YG 진영 프로듀싱에는 이렇다할 혁신이 없었다. 애초에 BLACKPINK부터가 동일한 작법을 몇 년째 반복하고 있었던 상황이고, 거대한 상업적 성공에 이러한 음악적 정체가 가려져 있었을 뿐이다. 물론 혁신이 필요 없었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BLACKPINK의 놀라운 성공을 이끈 작전을 굳이 바꾸지 말자는 의견이 그 당시에는 오히려 합리적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BLACKPINK가 세계구급 스타로 성장한 지도 어느덧 10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10년이면 팝의 트렌드가 적어도 5번은 바뀔 기간이다. 그리고 그토록 긴 기간 동안 이렇다 할 발전이나 방부 작용이 없었던 이들의 작곡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김없이 곳곳의 이상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청취에 분명한 불편을 야기하는 요소를 적절히 제거하지 못한다는 점은 이들의 감각이 이전만 못하다는 가장 확실한 방증이다. MEOVV가 최근 발표한 ‘띠로리’의 경우는 그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띠로리” 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곡의 구조가 안정적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파트의 존재만으로 곡의 모든 아우라가 흐트러져 버린다. BLACKPINK의 ‘Shut Down’을 본뜬 이 곡은, 이질적인 “띠로리” 파트를 적절히 대체하고 ‘Shut Down’ 정도의 흐름으로만 구성하여도 그리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를 진정 “포함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면 이는 프로듀서진의 감각이 둔해졌다는 방증이며, “곡에 방해되긴 하지만 숏폼 챌린지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프로듀싱과 상업의 명백한 주객전도다.

BABYMONSTER의 다소 당황스러운 작사 또한 마찬가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걍 들이부어라 네 달팽이관에”(‘SHEESH’)라든가, “가나다라마바 싸가지”(‘FOREVER’)라든가, “보여주마 나의 춤 춤 춤”(‘CHOOM’)처럼 시대에 철저히 뒤떨어진 작사는 프로듀서진의 시선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들의 작사는 여전히 “모든 남자들은 코피가 팡팡팡 / 팡팡 파라파라 팡팡팡”(BLACKPINK - ‘붐바야’/2016)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시간은 벌써 약 10년이 지나버렸고, 이를 뒷받침하는 감각조차 예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루빨리 앞서나가는 시대에서 멈춰있기를 고집하는 이들은, 이렇게 끊임없는 상대적 퇴화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낯섦의 실종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로 이들의 상업적 전략을 지목할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말해, ‘낯설게 하기’의 혁신 대신 이들이 선택한 전략은 ‘익숙케 하기’의 친화 전략이었다.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해당 시대를 대표하거나 시대를 앞서나가는 포지션에 서려 하지 않았고, 도리어 과거의 익숙한 요소들을 노골적으로 반복하는 방식을 통해 소비자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의 전술을 활용했다. 그렇기에 약 10년 전 정도부터 이들의 작곡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머니코드와 클리셰 멜로디(전략적 측면에서 샘플링 기법을 포함한다.)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러한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청자에게 기시감을 유발하곤 했다.

그 ‘익숙케 하기’의 전략적 목적이 과해지는 순간 문제는 발생하고, 그 정도가 심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서 언급한 ‘띠로리’의 사례 역시 샘플 멜로디의 익숙함을 전달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과도해져 음악의 완성도라는 대목적을 침범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고, 초반에 다룬 구조적 반복 문제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앞서 언급한 극단적인 사례, 지수의 ‘꽃’과 헤이즈의 ‘빙글빙글’, 조현아의 ‘줄게’의 실패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익숙하다’는 인상이 과해진다면 ‘뻔하다’가 될 수 있고, 더 과해진다면 ‘지겹다’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시대적으로 ‘뻔한’ 것들, ‘지겨운’ 것들을 두고 주로 ‘촌스럽다’는 표현을 쓴다. 상술한 곡들에 대해 ‘촌스럽다’는 반응이 일관적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이들의 ‘익숙케 하기’는 언제든 뻔하고 지겨운, 어딘가 들어본 것만 같은 소리를 포함할 수 있고, 우리는 언제든 그 지점에서 ‘촌스럽다’는 감상을 느낄 수 있다.

성공의 함정

그럼에도 가장 큰 문제는, 이토록 많은 실패 사이사이에 몇 번의 상업적 성공이 포함된다는 점일 것이다. 상술한 ‘익숙케 하기’ 전략이 나쁘지 않게 들어맞는 경우 혁신에서 다소 멀어질지언정 충분히 어렵지 않게 즐길 만한 곡이 탄생할 수 있는데, 이런 곡들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 제작진의 제작 경향성에 본격적인 문제 의식을 제기할 기회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예컨대 G-DRAGON의 최근 ‘Home Sweet Home’은 상업적으로 성공한 곡이지만 이전 BIGBANG의 커리어에서 예술적으로 발전한 곡이라 부를 수 없고, 전세계를 강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Golden’ 역시 IVE의 대표적 작법을 되풀이한 곡이다. 최근 발매된 I.O.I의 ‘갑자기’의 사례도 선율과 조성의 고전적 구성 측면에서 유사하다. 본 곡들은 상업적으로 성공한 곡들이고, 충분히 즐길 만한 곡들이지만, 이것이 작곡진의 나태한 경향성을 변호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충분한 문제 의식이 없다면, 이들은 이후에도 ‘줄게’나 ‘빙글빙글’ 같은 곡을 만들어버릴 수 있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 했다. 이는 부자에겐 기회가 많다는 뜻도 될 수 있지만, 3대째까지 이렇다 할 발전이 없다면 정말로 대가 몰락해버릴지 모른다는 뜻도 될 수 있다. BLACKPINK를 기점으로 2대째에 접어든 YG는 물론 그 후광으로 아직 상업적인 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후광이 잦아든 3대째부터는 정말로 큰 타격이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동시에 YG 스타일이라는 K팝의 중요한 유산을 지키는 데 있어 이들의 부활은 절실히 환영할 만한 일이며, 이를 위해 이들의 쇄신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